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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식에 대한 허가는 누구에게 있을까

휴식의 허가_백수도 바쁘다구요

휴식과 자신을 찾는 영화 리틀포레스트 한국판

 

   영화 리틀포레스트는 서울에서의 생활을 정리하고 고향으로 내려온 주연(김태리 분)의 생활을 보여주는 영화이다. 동명의 일본 만화를 원작으로 하고, 일본에서도 여름과 가을편, 겨울과 봄편으로 나누어 개봉한 작품이다. 힐링영화인지 요리영화인지 정체성을 살짝 모호하지만 좋은 작품임에는 틀림없다.

 

   주위에서 이 영화를 추천해줄 때에 다들 주연처럼 생활해보고 싶다는 욕구가 들었다고 한다. 나 역시도 휴식기간 동안에 김태리처럼 유유자적하게 살아보고자 했다. 요리도 해보고 집안일에 충실해보고 한가하게 보내는 그런 생활 말이다. 근데 이게 은근히 쉽지가 않다. 왜냐하면 생각보다 할 일이 진짜 많다.

 


   

백수가 제일 바쁘다는 뽀블리

   최근 V라이브에서 오랜만에 박보영이 라이브를 켰다. 최근 백수 생활에 대해서 이야기하는데 휴식 기간을 가지고 있는 사람 입장에서 백번 공감하였다. 백수 정말 바쁘다.

 

   농담이 아니라 정말 바쁘다. 밥먹고 가족 챙기고 취미 생활하고 기타 등등. 하루가 모자랄 지경이다. 거기에 운동도 조금 시작하려하니 하루 스케줄을 제대로 짜는 것이 일이 되었다. 그러다 아차 싶어서 밤낮이라도 바뀌어 버리면, GG치는 수 밖에 없다.

 

   아무 생각없이 유유자적하게 쉬고 싶어서 백수 생활을 선택했는데 왜 이리 눈에 들어오는 것들이 많은지. 전이었으면 피곤해서 그냥 지나쳤을 먼지 한 톨이 눈에 밟혀 청소기를 돌리면 어느새 1시간짜리 집안 청소가 되어있다. 침대 이불에 먼지가 조금 쌓인거 같아 빨래를 돌리면 어느 새 침대 전체를 들어내고 있다. 원래 깔끔한 편인 성격이지만 정말 요즘 집안일의 즐거움을 조금 알아가는 중이다.

 


 

   너무 움직이지 않으면 무기력함에 빠질 수 있고, 너무 바쁘게 움직이면 피로에 빠져버린다. 백수 생활의 바쁨은 그 중간 어디에 있다고 생각한다. 자유와 여유를 동력삼아 몸은 움직이고 여기서 생기는 에너지는 머리를 비워내준다. 공간이 생긴 생각은 무언가 좋은 것들로 자신을 다시 채우려고 하고 하고 싶은 일, 취미 생활 등 다양한 방면으로 나의 생각을 움직이게 해준다. 그러다 보면 하고 싶은 일들이 생기고, 생활은 내가 원했던 정신적인, 육체적인 휴식의 길로 이끌어 진다.

 

   바쁘게 살고자만 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았다. (이 이야기는 나중에 다시 써보면 좋을거 같다고 생각이 든다) 휴식의 가치를 무시하고 무언가를 계속 해야만 하는 사람들. 휴식을 나무라던 사람들. 그런데 휴식 시간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은 아니다. 나름대로 하는 일이 있고 언젠가는 꼭 해야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내 생활에 충실해보기. 집안 일에 충실해보기. 그리고 내가 무엇을 해보고 싶은지 생각해보기. 백수라서 가능하고 백수일 때 해봐야하는 일인거 같다.